본문 바로가기
철학

스토아 학파의 윤리학, 금욕주의

by 상냥한 앤셜리 2024. 2. 28.

스토아학파

스토아학파는 기원전 5세기에 시작되었으며 창시자는 제논(Zenon ho Kyprios)입니다. 제논은 원래 부유한 장사꾼이었지만 어느 날 선박 침몰 사고로 많은 재산을 잃고 아테네 거리를 정처 없이 거닐다가 우연히 들어간 책방에서 한 권의 철학책을 구입하게 됩니다. 이곳에서 구매한 철학책으로 인해 평생 철학자의 길을 걷게 됩니다. 제논은 아테네 아고라 광장의 둥근기둥들이 죽 늘어선 복도에서 제자들과 철학을 논하곤 했는데, 스토아라는 말은 색이 얼룩덜룩하게 칠해진 복도라는 말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스토아학파는 만원의 근원을 물질로 보는 유물론적 세계관을 가졌습니다. 인체는 물론 영혼이나 인간의 덕, 욕구마저도 물체라고 주장합니다. 또한 헤라클레이토스와 같이 불을 만물의 근본 원소로 보았습니다. 불은 물질에 힘을 불어넣는 로고스이며, 따라서 신과 같다고 주장합니다. 불은 신이자 정신이므로 우주는 이성적인 것이 되어 질서를 유지한다고 말합니다.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공전하고 달이 지구 둘레를 도는 등 우주의 질서를 유지하는 것은 그 안에 특정한 법칙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이성에도 로고스가 존재하므로 사람은 되는대로 행동하지 않고 절제하며 살아갑니다. 우주를 지배하는 원리가 로고스라면 인간을 지배하는 법칙은 이성입니다. 우주가 로고스를 따를 때 질서와 조화가 이루어지는 것처럼, 사람은 이성을 따르는 것이 자연에 순응하는 삶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여기에서 자연 곧 이성에 순응하라는 스토아학파의 모토가 탄생하게 됩니다. 스토아학파는 참된 행복은 쾌락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욕정을 단념할 때 누릴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인간의 본성은 이성이기 때문에 이성에 따르는 삶이 곧 덕이며, 행복이라고 주장합니다. 덕과 부덕은 밖으로 나타나는 행위보다는 정신적 태도에 달려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돈이나 건강, 생명, 권력 등은 그 자체로 선이나 악이 아닌 중립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수양을 통해서 부동심을 얻을 수 있으며, 중립적인 것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도록 꾸준히 몸과 마음을 갈고닦아야 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감정을 완전히 지배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자유를 느낄 수 있습니다. 스토아학파는 이러한 아파테이아를 유지하는 현자야말로 진정 자유로우며 행복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 부동심은 강한 정념을 떨쳐낼 수 있을 만큼 강해야 하는데 스토아학자들은 부동심을 갖기 위해 스스로 죽음을 택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중립적인 것에 지배되어 사는 것보다 용기 있게 목숨을 끊는 것이 더 낫다고 여겼던 것입니다. 이처럼 스토아 학자들은 엄격한 금욕주의에 따라 강한 절제력과 인내심을 발휘하며 내면의 덕, 즉 부동심을 갖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스토아학파는 인간은 누구나 이성을 갖는다는 전제하에 민족적 편견이나 국가적 제한을 두지 않고 전 인류의 공통적인 정신을 불러일으키며 세계주의로 나아갔습니다. 스토아학파의 세계주의는 세계를 정복하려는 로마제국의 정책과 일치하였으며, 배타적이었던 유대교를 개방적인 기독교로 발전시키는 데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스토아학파가 재물을 탐하지 말고 서로 사랑할 것을 주장한 점, 또한 엄격한 금욕주의적 윤리를 중시한 점 등은 기독교적 가르침과 일치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토아학파는 모든 인간은 이성적 존재이면서 전체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인종이나 민족에 상관없이 모두가 형제라고 보았으며, 인류에 대한 사랑을 실천할 것을 주장하였습니다. 또한 스토아학파는 자유와 평등, 생명권 등 시대와 국가를 초월하여 꼭 지켜져야 하는 법인 자연법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당시 로마법은 여자와 노예, 어린이들을 차별했는데, 키케로를 통하여 로마 법률에 흘러들어온 자연법은 만민법의 기초가 되었으며 민주주의 이념의 근본이 되었습니다. 스토아학파는 철학은 머리가 아닌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실천적 윤리를 강조하였는데 이것은 사변적인 것을 거부하는 로마인들의 성향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독교의 이해  (0) 2024.03.01
쾌락주의, 에피쿠로스학파  (0) 2024.02.29
플라톤의 국가론  (0) 2024.02.27
플라톤의 이데아론  (0) 2024.02.26
아리스토텔레스와 에우다이모니아  (0) 2024.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