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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쾌락주의, 에피쿠로스학파

by 상냥한 앤셜리 2024. 2. 29.

에피쿠로스학파

에피쿠로스학파는 스토아학파와 동시대에 살면서 같은 주제에 관해 서로 상반된 의견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사모스섬에서 태어난 에피쿠로스는 이 학파의 시조입니다. 그는 아테네 변두리에 있는 정원에 학교를 세우고 제자들을 양성했는데 이 때문에 정원학파로 불리기도 합니다. 소크라테스를 비롯한 대부분이 철학자들이 그러하듯 에피쿠로스학파 역시 인생의 목적을 행복에 두었습니다. 하지만 행복이 무엇이고, 인간이 언제 행복을 느끼는지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토아학파들은 덕이 실현될 때를 행복으로 여겼지만 에피쿠로스는 쾌락이 인간에게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사람은 즐거울 때 행복을 느끼고, 기분이 우울하거나 몸이 아플 때 불행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즐거움과 행복은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쾌락은 인간의 삶의 목적인 행복에 이바지하므로 선이며, 고통과 불쾌는 악으로 볼 수 있습니다. 쾌락과 불쾌라는 감각적인 개념이 선악이라는 도덕적 개념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자면 학문이나 종교, 도덕, 정치, 문화 등은 궁극적으로 인간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에피쿠로스가 모든 쾌락을 좇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아니며, 진정한 쾌락을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잘 구분할 것을 요구합니다. 에피쿠로스는 쾌락에도 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말합니다. 모든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질 좋고 선한 즐거움을 통해 쾌락을 얻는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면 술을 마시거나 마약을 하는 것과 같은 육체적 욕망을 채우기 위한 쾌락이 있는가 하면, 문화를 즐기고 예술을 감상하는 것과 같이 정신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쾌락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육체적 쾌락은 강력하지만 순간적인 반면, 정신적 쾌락은 약하지만 지속적입니다. 그는 육체적 욕구는 정신적인 욕구로, 순간적인 것은 지속적이고 순결한 것으로 발전되어야 하며 여기에는 이성적 사고가 요구된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쾌락은 세상의 다양한 유혹을 이겨내고 단순히 욕망을 채우는 것이 아닌 억제함으로써 가능합니다. 아무리 고상한 쾌락이라 하더라도 지속되지 않는다면 또다시 고통스러워질 것이므로 우리는 사는 동안 쾌락의 순간이 고통의 순간보다 많도록 하기 위해 훈련을 통하여 어떤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된 마음의 상태, 즉 아타락시아(ataraxia) 상태에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스토아학파와 에피쿠로스학파 모두 삶의 목적을 행복에 두었으나 스토아학파가 금욕주의를 주장한 반면 에피쿠로스학파는 쾌락주의 입장에 섰습니다. 하지만 선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에 있어서 스토아학파는 아파테이아 즉 부동심을, 에피쿠로스는 아타락시아 즉 평정심을 주장함으로 서로 일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에피쿠로스학파는 국가를 보는 관점에 있어서 매우 소극적이었습니다. 그들은 구성원들이 분쟁을 일으켜 서로 불행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법률과 국가가 존재한다고 보았습니다. 에피쿠로스학파는 개인이 전체보다 중요하며, 개인의 쾌락이 객관적 정의보다 우선한다고 주장합니다. 옳고 그름이라는 것도 타인을 위해 불쾌함을 막고 즐거움을 주기 위함이며, 국가의 이익을 꾀하기보다는 가급적 국가의 속박을 받지 않고 개인 스스로가 행복한 삶을 즐겨야 합니다. 따라서 현명한 사람은 구태여 결혼해 가정을 이루거나 정치활동에 관여해 쓸데없이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고통과 불행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 에피쿠로스는 죽음에 대해서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왜냐하면 원자론에 의하면 이 세상은 오직 원자와 빈 공간만이 존재하기 때문에 죽음이란 육체를 이루고 있던 원자가 사방으로 퍼지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인간의 영혼 역시 작고 움직이기 쉬운 불의원자로 되어있어 이것 역시 죽는 순간 흩어져버릴 뿐입니다. 따라서 사후세계는 존재하지 않으며 사람은 죽으면 무로 돌아갈 뿐이므로 죽음에 대한 공포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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