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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스콜라 철학과 토마스 아퀴나스

by 상냥한 앤셜리 2024. 3. 7.

스콜라 철학 

중세 유럽, 수도원에 부속된 학교에서는 오늘날로 치면 신부나 목사와 같은 교회의 사제들을 교육하기 위한 교과 학습(Scholastik)이 성행하였는데, 스콜라라는 이름은 여기에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곳은 교부들에 의해 거의 완성된 기독교의 교리를 논증 및 설명하고 성직자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기관이었기 때문에 대부분 성경에 대한 내용을 교육하였습니다. 스콜라철학의 목적은 성경에 대한 새로운 진리를 찾아내는 것이 아닌 이미 성경에 나와 있는 진리를 논리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함에 있었습니다. 이를 위하여 합리적 사고방식인 철학이 사용되었는데 이때 사용된 철학은 오직 기독교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는 데 그 목적이 있었습니다. 신앙을 이성에 비춰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신앙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판단하였기 때문에 철학은 신학의 시녀라는 말도 나오게 되었습니다.

 

토마스 아퀴나스 

스콜라 철학의 전성시대에 해당하는 중기의 대표적 철학자로는 토마스 아퀴나스가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신앙심과 탐구심이 강했던 아퀴나스는 알베르투스를 파리에서 만난 후 그의 제자가 되었으며, 스승으로부터 신학대전을 완성시킬 임무를 받았습니다. 기독교 교리에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합치시키려 했던 토마스 아퀴나스는 살아생전에는 천사와 같은 학자로 불리며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고, 사망 후에는 성인으로 추앙되었습니다. 그의 저서로는 '신학대전', '진리론', '유와 본질에 관하여' 등이 있습니다. 

 

중세철학에 있어 항상 문제가 되었던 철학과 신학의 영역은 토마스 아퀴나스에 이르러 서로의 한계가 명확히 정해지게 됩니다. 그는 사람의 본성으로부터 나오는 이성의 빛과 하나님에게서 나오는 은총의 빛을 구분하여 각자 한계를 가지도록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이성의 빛으로 알 수 있는 철학의 대상은 세상의 법칙과 사실 등이며 하나님의 삼위일체와 같은 초자연적 진리는 은총의 빛을 통해서만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철학과 신학 사이에는 어떤 모순도 존재할 수 없게 되는데, 설령 기독교의 진리가 이성을 초월한다고 해도 그것이 이성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신학과 철학 중 한 영역을 선택하여야 한다면 신학이 되어야 합니다. 즉 신학 밑에 철학이 종속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예수그리스도의 탄생이나 죽은 사람을 살리는 것과 같은 기적에 대해 철학이 설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철학보다는 신학의 범위가 훨씬 넓으므로 철학은 신학의 한 범주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철학의 목적은 기독교를 똑바로 알고 이론적 뒷받침을 하기 위한 것입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그의 저서 신학대전에서 "학문에서 신학과 모순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거짓이고 제거되어야 한다."라고 하였습니다. 철학을 포함한 모든 학문은 기독교가 이치에 맞고 올바르다는 것을 밝히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기독교에 있어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였습니다. 그것이 기독교의 출발점이자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강조할 수 있는 요건이었기 때문입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하나님의 존재를 다섯 가지 방식으로 밝혔습니다. 첫 번째 방법으로는 운동에서 찾았는데, 이 세상 안에는 무엇인가가 움직이고 있는데 모든 운동하는 것들은 다른 것에 의해 움직여져야 합니다. 무한히 소급해 가다 보면 마지막에 제1원 동자가 있을 것이며 이것을 하나님으로 간주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동력인에서 찾았는데, 이 세상 모든 것들은 자신을 스스로 움직이도록 하는 원인이 될 수 없으므로 제1 동력인이 있을 것이고 이것이 신이라는 것입니다. 세 번째 방법은 우연한 사물에서 필연적 존재로 가는 단계에서 찾았습니다. 이 우주에 우연한 것의 존재 이유는 그것이 있도록 만든 필연적 존재가 있기 때문이며 이것을 우리는 신이라고 부릅니다. 네 번째 방법은 각각의 개별적 존재들이 가지고 있는 완전성을 향한 단계적 구조에서 밝혔습니다. 우리는 개별적 존재들에 대해 완성도를 비교하는데 그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아퀴나스는 모든 개별적 존재들의 완전성을 통틀어 전체의 원인이 되는 가장 진실하고 선하며 완전한 존재가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신이라고 말하였습니다. 마지막 방법은 목적론적 방법에 따른 것입니다. 우리는 작고 변변찮은 미물조차도 자신을 보호하고 종족 보존을 위한 나름의 신비한 비밀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압니다. 또한 물이나 공기 같은 자연적 물체들도 어떤 목적을 위해 작용하는 것 같은 움직임을 보게 됩니다. 즉 이 세상의 모든 생물과 무생물들은 어떤 완벽한 존재에게 조종당하는 것처럼 움직이는데 이것은 신 외에 어떤 존재도 가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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